[레바해리] 다크히어로 中에서
BGM추천. Our Lady Peace - Superman's Dead
남자는 여기저기 들러붙은 핏자국들을 보지않기위해 가죽장갑을 꺼내든다. 이 혈흔들이 누구의 것인지 제일 잘 아는 그니까. 가죽장갑을 낄 수밖에 없다. 끝내 장갑을 낀 투박한 그의 손은 검다. 남자의 눈과 같은 그것은 망막으로 투영되지않는다. 남자는 그렇게 가려 본다. 여느 인간의 신음소리가 새어나오는 착각이 든다. 그것은 그를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고, 신체의 삼 분의 이 이상이 무너진 건물 벽에 깔려 피를 흘리고 있던 사내를 보게 된다. 흐릿한 눈으로 남자를 알아본 사내는 남자쪽을 향해 느릿하게 팔을 뻗어 손톱으로 먼지와 파편투성이인 바닥을 긁는다. 한숨같은 신음을 끙끙 대던 사내는 피를 토해내고 남자를 부른다. 리더ㅡ. 남자는 눈썹 끄트머리를 꿈틀거리고 내리깔아 바라보던 눈을 거두어들인다. 결국 뒤돌아선 남자는 검은색 긴 가죽코트를 벗어 사내의 머리쪽을 향해 던진다. 수북히 쌓인 먼지와 파편들이 튀면서 여기저기 찢어진 코트는 사내의 머리 위로 안착한다. 돌아선 남자의 등은 몸에 달라붙는 전투복으로 검다. 그 다부지고 넓은 어깨는 정면을 향한다. 아까의 폭발로 남자의 손에서 떨어져버린 방독면을 무너진 돌 무더기 옆에서 주워든다. 대충 흔들어 먼지를 털어내고, 남자는 자신의 얼굴에 방독면을 착용한다. 남자의 얼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방독면에서 거친 짐승의 숨소리가 헉헉댄다. 남자의 눈은 다시금 생기를 잃고, 자발적인 의무감으로 차오른다. 약간 쳐졌던 남자의 눈이 다시금 날카로워져 간다. 보아라. 남자는 아직 뱉을 수 없는 말을 꼽씹는다. 대신 절로 뿌득 갈리는 잇소리는 마저 참아내지못했다. 너희가 저질렀던 것들을. 남자는 바지 뒷춤에서 한 뼘짜리 잭 나이프를 뽑아낸다. 장갑과 맞닿은 손잡이에서 끼득 가죽이 마찰하는 소리가 난다. 너희가 숨겨왔던 것들의. 남자는 벨트에 부착된 작은 포켓에서 작은 공 모양의 쇳덩이를 꺼낸다. 끝에 달린 핀이 어둠 속에서 빛나는 기분이 들었다. 반짝임에 반응하듯 맞은 편 복도에서 미세한 움직임이 남자의 피부세포를 두드린다. 다시금 보여주지, 너희가 어떤 짓들을 저질러왔는지. 남자는 잭 나이프의 날카로운 날 끝으로 핀 고리를 뽑아낸다. 미세했던 움직임들은 점차 진동에서 흔들림으로 전해져온다. 인간의 발소리들이 따갑게 남자의 피부를 찌른다. 남자는 쉼호흡 하나없이 쇳덩이를 맞은 편 벽쪽으로 힘껏 던진다. 하나둘씩 어둡게 그림자들이 내리기 시작했을 때. 쇳덩이는 폭발하며 진득한 연기를 뱉어냈다. 매케한 연기는 순식간에 반대편의 남자마저 가리지않고 덮쳐든다. 하지만 남자는 아랑곳하지않는다. 슉슉대는 소리가 연기 속을 가르며 아무렇지않게 산소를 들이킨다. 남자의 검은 빛이 번뜩인다. 남자가 손에 쥔 나이프를 튕기듯, 아래로 돌려잡고. 아까의 사내를 돌아보는 듯, 그게 아니라면 아지랑이마냥 흔들리던 환영을 보듯 남자는 똑같은 색의 눈으로 다시 뒤돌아보았다. 일순, 남자는 인간을 향해 달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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