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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22 [레바해리] We'er not ready to leave yet.


We'er not ready to leave yet.

Harry X Lebatte 

다크히어로 기반.

By. Let's Be





웅성이고 속닥거리는 소리. 딱히 달갑지않다. 이 몇몇의 소리들로 사람이 움직이고, 마음이 움직이고 결국엔 이 회장을 나가는 순간 그들의 입을 열게 만드는 소리다. 겨우 사탕발림이 몇번이나 코팅된 몇 마디로 생명은 꺼지기도 하고 다시 타오르기도 했다. 남자는 이를 깨물었다. 사람들의 음성과 함께 섞여드는 왈츠와 엇비슷한 악기들의 노래가 섞인다. 남자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않았다. 소음에 지나지않는 소리들에 머리가 아파온 탓에 그는 귀에 보이지않게 끼워져있는 이어폰을 꽉 눌러끼운다. 그렇지만 이것도 딱히 유쾌하지않는 물건이다. 이것에서 나온 목소리가 남자에게 또한 그들을 죽이라고, 살리라고도 할테니까. 남자는 곁눈짓으로 대리석으로 된 사자모형을 흘낀다. 쯧, 들리지않게 혀를 찬다. 남자는 손에 쥐고있던 술잔을 입술에 가볍게 기울인다. 몇 모금 입 안에 머금고만 있다가 질린다는 듯이 테이블 위에 탁 소리가 나도록 올려둔다. 아까 주주들과의 회담을 끝마치고와서 망정이었다. 지금까지 이야기가 길어졌다면 아마 남자는 그 곳의 테이블을 모조리 두 동강 냈을지도 모른다. 물론, 남자의 속에서만 가능한 일이었지만. 남자는 주위를 훑어본다. 여전히 쓸데없이 화려하기만 한 파티. 남자는 파티에 참가한 여자들을 흝어본다. 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부모를 따라왔든, 자의로 스스로의 직함을 가지고왔든 그런 여인들일테지. 남자는 테이블에 올려뒀던 잔을 집어들어 한 모금 홀짝인다. 다시 테이블에 놓아두고 기대고있던 몸을 떼어, 앞의 여인에게 다가간다. 그는 최대한 과거를 떠올린다. 그 곳의 아이들이 떠올랐다. 그 아이에게, 여인에게 오른손을 내민다. 오랜만에 남자는. 아이를 어루듯, 웃어주었다. 



"한 곡,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얼마든지요."



여인은 역시 그런 남자를 마다하지않는다. 딱. 합성플라스틱이 딱딱한 것에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모니터 위로 드러나는 남자의 웃음에 여자는 싱글대던 얼굴을 순간 굳힐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얼마가지않아 여자는 큭, 하고 웃음을 참아낸다. 알만도 했다. 그래, 나랑 놀아보고싶다는군요. 내 영웅인형. 여자는 킥킥대는 웃음을 참아내며 흥미롭게 바라본다. 당신이라는 인형은 그래야 내 것답죠. 여자는 들리지않게 말한다. 하지만, 여자의 이어폰은 이미 불이 들어온 on상태였다. 들었든, 듣지않았든. 여자는 인형이 좀더 즐겁게 놀다오길 바랬다. 한껏 아이의 손을 탄 인형은 자기가 아이에게, 아이의 부모에게 최고의 보람과 재미를 준 것인지 알테니말이다. 여자는 턱을 괸 손의 손가락으로 자신의 뺨을 톡톡 두드린다. 여자의 눈은 점차 좀더 진한 푸른 빛을 굳혀낸다. 그리고 물이 얼어 얼음이 된 그것은 한 줄기의 섬광을 띄며 웃는다. 여자는 여전히 새어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아낸다.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이렇게 이따금, 인형고리를 쥔 손을 뜯어내려드는 인형의 객기를 보는 것은. 여자는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않는다. 이렇게 재밌는 구경거리를 언제 또 볼수있을 지 모르잖아. 한참이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던 남녀 한 쌍이 모니터에서 벗어나지않는다. 카메라 렌즈는 남자가 정면으로, 여자를 카메라에 등 지운 채로 왔을 때 가까이 줌인을 시킨다. 남자가 또렷한 눈으로 카메라 렌즈를 바라본다. 늘 바람 빠진 호랑이의 행세를 하다가도 이렇게 잠시 바깥공기를 맡게 해줄 때마다 호랑이는 이를 드러내며 여자를 마주보아왔다. 여자는 익숙한 듯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않는다. 단지 웃음이 끊이질않아 킥킥대며 참아낼뿐. 남자가 카메라에 눈을 떼지않은 채로 여인의 목덜미에 입을 맞춘다. 그들의 춤사위는 그럼에도 멈추지않고, 남자가 점차 몸을 밀착시키는 것이 확연히 보였다. 객기에 가까운 도발. 여자의 웃음소리가 멎는다. 그러나, 미소는 좀더 온연히 짙어진다. 아ㅡ. 여자는 깨달은 듯이 탄성을 지른다. 왈츠는 잦아들고, 또다른 하나의 재즈가 감돌기시작한다. 



고고히 앉은 의자 위에서 여자는 가소롭다 웃으며 모니터를 내려다본다. 나른하게 튕겨지는 어쿠스틱의 소리와 박수소리를 닮은 느린 비트는 70년대풍의 빈티지 재즈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모니터 너머로 남자의 시선이 닿자 여자는 여유롭게 바라보며 웃는다. 딱딱. 여자의 가죽 장갑으로 감싸여진 손가락이 의자 팔걸이를 못마땅하게 혹은, 박자에 맞춰 두드린다. 딱딱딱. 여자는 그대로 내려다보고있었다. 남자가 움직였다. 조금은 미성인 남자의 목소리가 요염하게 비음을 냈다.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자는 손에 낀 검은 장갑을 벗어 바닥으로 던진다. 입고있던 검은색 H라인 스커트를, 허리춤에서 꺼낸 잭 나이프로 옆을 쭉 찢어버려, 한낱 천 조각이 되어버린 것도 보란듯이 떨어뜨린다. 어둠 속에서도 흐끄무레하게 하얗던 셔츠를 단추도 풀지않은 채, 그대로 뜯어내어 단추가 우수수 쏟아져 내리며 바닥에서 굴렀다. 여자는 셔츠도 벗어내어 던진다. 온연한 나체의 여자가 부끄럼없이, 당당하게 허리를 꼿꼿히 폈다. 탐스런 여자의 몸은 어둠 속에서 모니터의 빛을 받으며 전부 드러난다. 굽 높은 구두도 벗어던져 자리에서 내려온 여자는 매끈한 다리를 앞으로 뻗었다. 여자는 눈을 내리깔듯 부드럽게 눈웃음 지으며 그 어둠속을 빠져나왔다. 


여인을 떠나보내고, 지루하단 듯 술을 홀짝이고 있던 남자의 앞으로 매끈한 검은 롱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남자의 곁으로 천천히 미끄러지듯 다가온다. 여인의 자리가 빈 남자는 여자에게 다시 굳은 얼굴로 바라본다. 여자는 웃으며 남자를 올려다본다. 여자가 남자에게 손등을 보이며 손을 내민다. 남자는 대꾸도 않고 손바닥을 보이며 여자의 손을 잡았다. 여자에게 이목이 집중되기엔 혼잡하고 시끄러운 회장이다. 게다가 그들에게는 이방인일 여자를, 더욱이 알아볼 리 없다. 잔잔하게 회장에 내리깔리던 재즈의 느린 비트가 나쁘지않다. 중간중간 끼여있던 벅찬 숨소리를 여자는 즐기고 있었다. 그 숨소리가 당신의 소리가 되는 것도. 남자가 왼쪽 무릎을 꿇으며 몸을 낮춰 여자의 손등에 입맞춘다. 나쁘지않을텐데. 손등에 진한 입술자국을 새기며 입술을 떼기 전, 남자가 빨아올린 피부를 이로 깨물었다. 여자는 남자의 그런 행동에 미간을 찌푸리지않는다. 여자는 남자의 어깨에 오른손을 올리더니, 손이 점점 그의 어깨를 타고 올라가 뱀의 유연한 몸뚱아리처럼 남자의 목을 휘감는다. 당겨지는 타의적인 힘에 남자는 가만히 상체를 내려 여자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여자는 가까워지는 남자의 얼굴에 고개를 비틀어, 이 곳에서 키스라도 할 듯 얼굴을 댄다. 반대편에서 보는 여인의 시선에서는, 이미 그들은 하나가 된 것마냥. 그렇게 닿지않는 감촉보다 숨결을 먼저 느끼고 있었다. 그들의 귓가로 재즈 속 가픈 숨소리가 내려앉았다. 그것보다도 서로의 숨소리가 더 크게 들렸을테지만. 여자는 남자의 눈을 바라보며 웃는다. 남자는 아무런 표정을 짓지않는다. 남자가 왼팔을 들어 여자의 허리를 와락 끌어당겨안았다. 예상 외의 행동에도 여자는 의외라는 반응만 보일 뿐, 놀라지는 않는다. 입술이 좀더 가까워진다. 조금만 입술을 뻥긋한다면 금방이라도 닿을 것이다. 1mm라도 될까싶은 그 거리는 여자의 시선에서는 1m였다. 좀더 가까이 보이는 남자의 입술은 여자의 몸보다도 더 탐스러워보였다. 아아. 여자는 신음같은 탄성을 꾹 집어삼킨다. 뱀의 미소를 짓던 여자가 눈을 감는다. 여기서 그대로 닿는 것도 나쁘지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곧 목에 닿을 감촉에 미소를 지우고 눈를 떴다. 목을 움켜쥐려던 남자의 오른손을 먼저, 닿기 전에 손목을 잡아냈다. 남자는 아무런 표정을 짓지않는다. 여자가 피식 웃는다. 순간 힘이 들어가려던 남자의 손을, 여자는 손끝으로 훑고 올라가 그 다부진 손가락들 사이에 손가락을 끼워 깍지를 긴다. 꽈악 쥐어지는 손에서 가죽장갑이 찌득대는 소리가 났다. 그들은 입술도, 손도, 마음껏 움직이고 못한 채로 자의로써 서로를 옮아맸다. 여자가 웃었다.



"We'er not ready to leave yet. (우리는 아직 떠날 준비가 안 되었어요.)"



남자의 입술 위로 여자가 웃음으로, 입술을 맞춘다. 평소같지않게 가볍게 닿은 입술은 여자의 웃음으로 가볍게 떨렸다. 남자의 입술을 핥는 여자의 간질임에도 여자는 그늘에 가려진 채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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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N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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